벤저민 그레이엄의 명저 '현명한 투자자'.
개정 4판이 나온 게 1973년입니다. 50년 전입니다. 그런데 반 세기가 지나도 ‘현명한 투자자’는 여전히 유효합니다.
그렇다면 ‘현명한 투자자’에 적힌 통찰 그대로 투자하면 되는 것 아닐까? 문제는 대다수 투자자들이 현명하지 않다는 것도 여전하다는 점이겠죠. 저 또한 마찬가지이고요. 그래서 중요한 문장을 적어 놓고, 종종 다시 읽어보는 작업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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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투자는 철저한 분석을 통해서 원금의 안전과 충분한 수익을 약속받는 행위이다. 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투기이다.
주가가 매우 낮을 때에는 사람들이 모든 주식을 매우 위험하다고 간주했고, 곧이어 사상 최대 상승장이 시작되었다. 반면 과거 경험에 비추어 매우 위험한 수준까지 주가가 상승했을 때, 사람들은 주식 매수자들을 가리지 않고 모두 '투자자'라고 불렀다.
1949~1969년 주당순이익 EPS와 배당이 약 2배 증가하는 동안, 다우지수는 5배 이상 상승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따라서 이 기간에 나온 높은 수익률은 기업의 내재가치 상승이 아니라, 주로 투자자와 투기꾼들의 태도 변화에서 비롯되었다. 그런 점에서 이 기간의 주가 상승은 '자가발전형 상승'이라 부를 수 있다.
4장.
진부한 원칙을 말하기는 쉽지만 실행하기는 어렵다. 강세장과 약세장에서 나타나는 탐욕과 공포를 극복해야 하는 등, 인간의 본성을 정면으로 거슬러야 하기 때문이다. 주가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상승하면 주식의 비중을 낮추고, 주가가 일정 수준 이하로 하락하면 주식의 비중을 높이는 전략을 일반인에게 추천하는 것은 자가당착에 해당한다. 과거 일반인은 주가가 폭등하면 어김없이 주식의 비중을 높였고, 주가가 폭락하면 어김없이 주식의 비중을 낮췄기 때문이다. 이런 행태는 장래에도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5장.
성장주는 지나치게 불확실하고 위험하므로 방어적 투자에 적합하지 않다. 물론 종목을 잘 선정해서 적정 가격에 매수하여 주가가 고점에 도달했을 때 팔고 나온다면, 기적적인 실적을 거둘 수도 있다. 그러나 평범한 투자자가 이렇게 하기는, 돈이 열리는 나무를 찾아내기만큼이나 어렵다. 따라서 평범한 투자자는 비교적 인기가 없어서 PER이 적정 수준인 대기업 주식을 사서, 화려하지는 않아도 건전한 수익을 얻는 편이 낫다.
6장.
(신규발행 증권을) 강하게 경고하는 이유는 두 가지이다.
첫째, 신규발행 증권에는 특별한 판매술이 동원되므로, 자칫하면 이런 판매술에 넘어가기 쉽다.
둘째, 대부분 신규발행 증권은 시장 여건이 발행자에게 유리할 때 발행되므로, 투자자에게는 불리할 수밖에 없다.
강세장이 한창 진행되는 어느 시점, 첫 번째 기업공개가 등장한다. 신주 공모 가격이 비싼 편인데도, 초기에 공모주를 산 사람들은 큰 이익을 얻는다. 주가가 상승세를 이어가자, 기업공개가 더 잦아진다. 공개 기업의 질은 꾸준히 낮아지지만, 공모 가격은 터무니없이 높아진다. 이제 강세장이 끝나간다는 확실한 신호가 나타난다. 정체불명 소기업 신주의 공모 가격이, 업력이 긴 중견기업들의 주가보다도 높아지는 것이다.
7장.
첫째, 실적이 좋아서 전망이 밝은 주식은 주가도 그만큼 높다. 이렇게 높은 가격에 주식을 사면, 밝은 전망에 대해 이미 가격을 모두 지불한 셈이므로, 투자자의 예측이 적중해도 수익은 그다지 신통치 않다.
둘째, 투자자의 예측이 빗나갈 수 있다. 높은 성장률은 영원히 유지될 수가 없다. 장기가 높은 성장률을 달성한 기업은 이미 규모가 거대해서, 시간이 갈수록 성장률을 유지하기가 어렵다. 어느 시점에 이르면 성장률이 둔화하고, 흔히 하락세로 돌아선다.
(소외된 대형주 투자) 물론 소기업 주식도 실적 부진 등으로 소외될 수 있으며, 나중에 실적이 회복되어 주가가 반등하는 경우가 많지만, 수익성을 완전히 상실할 위험도 있고, 실적이 회복되더라도 시장에서 계속 소외될 위험도 있다. 그러나 대기업에는 두 가지 이점이 있다. 첫째, 자본과 인재가 풍부하므로, 역경을 이겨내고 실적을 회복하기 쉽다. 둘째, 실적이 회복되면, 시장이 신속하게 반응하기 쉽다.
단지 실적과 주가가 하락했다는 이유만으로 주식을 매수해서는 안 된다. 적어도 과거 10년 동안 실적이 안정적으로 유지되었으며, 규모도 크고 재무구조도 건전해서 장차 난관을 극복할 수 있는 기업이어야 한다. 그렇다면 주가와 PER 모두 과거 평균보다 훨씬 낮은 유명 대기업 주식이 이상적인 매수 대상이 된다.
8장.
당신이 1,000달러를 투자하여 비상장회사의 지분 일부를 보유하게 되었다고 가정하자. 동업자 중에는 미스터 마켓이라는 매우 친절한 사람이 있다. 그는 매일 찾아와서 자신이 생각하는 주가를 제시하면서, 이 가격에 당신 주식을 모두 팔아도 좋고 더 사도 좋다고 제안한다. 그가 제시하는 주가는 회사의 실적과 전망에 비추어보면 타당해 보일 때도 가끔 있다. 반면 흥분하거나 공포심에 휩싸일 때에는 그가 제시하는 주가가 어이없을 때도 많다.
당신이 신중한 투자자나 합리적 사업가라면, 미스터 마켓이 매일 제시하는 주가를 기준으로 당신의 지분 가치를 평가하겠는가? 그의 제안에 동의하거나 그와 거래하고 싶을 때에만 그렇게 평가할 것이다. 그가 제시하는 주가가 터무니없이 낮으면 기꺼이 주식을 매수하면 된다. 나머지 시간에는 재무제표를 통해서 회사의 실적과 재무 상태를 분석하여, 보유 주식의 가치를 당신 스스로 평가하는 편이 낫다.
진정한 투자자는 상장주식을 보유할 때에도 똑같이 행동한다. (중략) 가격이 폭락했을 때에는 싸게 매수할 기회이고, 가격이 폭등했을 때에는 비싸게 매도할 기회라는 의미다. 다른 시간에는 주식시장을 잊고, 배당수익률과 회사의 영업실적에 관심을 기울이는 편이 낫다.
투기꾼의 최대 관심사는 주가 흐름을 예측해서 이익을 얻는 것이다.
투자자의 최대 관심사는 적정 주식을 적정 가격에 매수해서 보유하는 것이다.
"주가가 대폭 상승한 직후에는 절대 매수하지 말고, 주가가 대폭 하락한 직후에는 절대 매도하지 말라."
10장.
투자 조언이라는 발상 자체가 사실은 매우 특이한 개념이다.
사람들은 돈을 벌려고 투자하므로, 투자 조언을 구하는 행위는 돈 버는 방법을 알려달라고 부탁하는 것과 같다. 순진한 생각이다. 사업가들도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가의 조언을 구하지만, 전문가에게 돈 버는 방법을 알려달라고 부탁하지는 않는다. 돈 버는 방법을 찾는 것은 자신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남들이 자신에게 돈을 벌어줄 것으로 믿는 투자자들은, 통상적인 사업에서는 유례가 없는 성과를 기대하는 셈이다.
친척이나 친구에게 투자 조언을 받는 오랜 관습은 위험하므로 유의해야 한다. 남들은 투자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더 풍부할 것이라고 지레 짐작해서는 안 된다. 친척이나 친구의 조언에 의지하는 것은, 맹인이 맹인에게 의지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엉터리 조언이기 때문에 공짜로 퍼주는 것이다.
대부분 투자자는 공짜로 조언을 얻는다. 따라서 대부분 투자자는 초과실적을 얻을 자격도 없고 기대해서도 안 된다. 고객 담당자든 증권 영업직원이든, 화려한 이익을 약속하는 사람은 모두 경계해야 한다. 트레이딩 분야에서 유행하는 종목 선정 및 매매에 관한 조언 역시 경계해야 한다.
11장.
엔지니어가 구조물 설계에 안전마진을 반영하듯이, 평가자도 기대성장률 계산에 '안전마진'을 반영해야 한다. 그러면 실제 성장률이 공식에서 산출된 기대성장률보다 낮아도 투자 목표가 달성될 수 있다. 물론 기대성장률이 그대로 실현된다면 추가 수익도 많이 얻게 된다.
13장.
방어적 투자자 포트폴리오 편입에 필요한 7개 통계 요건
충분한 규모 / 매우 건전한 재무상태 / 최근 10년 동안 적자 사례 없음 / 최근 20년 이상 연속 배당지급 실적 / EPS 10년 성장률이 33% 이상 / PER 15이하(최근 3년 평균 이익 기준) / PBR 1.5 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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